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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와그림을 그리는 스님
이름 : 기와그림을 그리는 스님
봉정사의 암자인 지조암에는 기와그림을 그리는 귀일스님이 있다.
경남 고성군의 옥천사 아랫마을에서 나고 자란 그는 스무살이 되던 해 불도에 귀의했다.
그림그리기를 좋아했었지만, 경전을 읽고 공부에 매진하느라 한동안 붓을 놓았던 귀일스님은 10년 전 통도사 성보박물관의 사래(지붕의 네 귀퉁이) 막새기와그림을 본 순간 독특한 색채와 아름다움에 빨려들었다.

스님은 전국의 사찰을 오가며 탱화와 단청을 스케치하여 낡은 고와(古瓦) 위에 옮기는 작업을 시작했고 헐고 깨진 기와마다 맞는 그림이 다르고 받아들이는 색이 다름을 알게 되면서 흥미를 더하였다. 담묵의 선화(禪畵)를 즐겨 그리던 그였으나 기와그림을 만난 뒤로는 화려한 원색을 좋아했다.

기와는 200년 이상 묵은 것을 사용하는데 도자기처럼 일일이 손으로 구워낸 옛 기와는 색이 아름답고 유약이 적당히 벗겨져 안료가 잘 먹힌다. 온전한 기와는 온전한 대로, 깨진 기와는 깨진 대로 각양각색의 그림판이 되었다. 큰 바닥기와에는 귀면(鬼面)을 그리고, 작은 골기와나 깨진 기와에는 신장(神將), 비천(飛天), 나한(羅漢), 해태, 연꽃 등을 오색안료나 금박안료로 입혔다.

현재는 거의 사라져버린 사찰 기와그림의 맥을 홀로 이어온 귀일스님은 2005년 4월 3일 봉정사 입구에 기와그림 전시관 만휴(卍休)를 개관했다.
버려진 기왓장을 도화지 삼아 오방색 천연안료로 길상문양을 입혀 불화 만들기를 신행으로 일삼은 지 10년이 넘어서 이룬 일이다. 봉정사에 가면 아름다운 기와그림의 전통을 다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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